생김새
몸길이는 약 75~100cm, 어깨높이는 약 45~55cm이고 몸무게는 대체로 9~15kg이다. 뒷다리가 앞다리보다 길어 허리가 높아 보이며, 꼬리는 매우 짧고 털 속에 거의 가려진다.
수컷의 길고 날카로운 윗송곳니는 번식기에 경쟁자를 위협하고 싸울 때 사용된다. 털은 여름에 적갈색, 겨울에 회갈색으로 바뀌며 갓 태어난 새끼의 등에는 흰 점과 줄무늬가 나타난다.
분포와 서식지
자연 분포지는 한반도와 중국 양쯔강 하류를 중심으로 한 동부 지역이다. 영국과 프랑스 일부에는 사람이 들여온 개체가 야생화되어 살고 있다.
강과 저수지 주변의 갈대밭, 습지, 논과 밭 가장자리, 낮은 산의 덤불을 이용한다. 물가를 좋아하고 헤엄을 잘 치며, 빽빽한 풀숲은 낮 동안 몸을 숨기고 새끼를 보호하는 장소가 된다.
먹이와 생활
풀과 갈대의 어린잎, 나뭇잎, 새순과 농작물을 먹는 초식동물이다. 식물의 부드러운 부분을 골라 먹으며 주로 해 질 무렵과 새벽에 활발히 움직인다.
대체로 혼자 지내고 일정한 길을 반복해 이용한다. 위험을 느끼면 짧고 날카로운 소리로 울고 높은 뒷다리로 뛰어 달아나며, 냄새와 배설물로 자신의 영역과 상태를 알린다.
번식과 성장
초겨울 무렵 번식기가 되면 수컷은 송곳니를 드러내고 다른 수컷과 경쟁한다. 암컷은 봄에서 초여름 사이에 새끼를 낳으며 한 번에 여러 마리를 낳는 경우가 다른 사슴보다 많다.
어미는 새끼들을 서로 떨어진 풀숲에 숨겨 포식자가 한꺼번에 발견할 위험을 줄인다. 새끼는 몸을 낮추고 움직이지 않은 채 기다리고, 어미는 젖을 먹일 때 찾아온다.
사람 가까이의 고라니
한국에서는 천적 감소와 다양한 서식지 이용 능력으로 널리 분포한다. 농작물을 먹어 피해를 주기도 하고 밤에 도로를 건너다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운전 중 고라니가 보이면 경적을 길게 울리거나 급하게 방향을 틀기보다 속도를 줄이고 움직임을 살펴야 한다. 새끼가 홀로 웅크리고 있어도 어미가 근처에 있을 수 있으므로 다치지 않았다면 만지거나 데려오지 않는 것이 좋다.
보전과 공존
세계적으로 고라니는 분포가 제한되고 중국 개체군이 감소해 IUCN 적색목록에서 취약한 종으로 다뤄져 왔다. 반면 한국에서는 개체 수가 많아 지역에 따라 유해야생동물 관리 대상이 되는 독특한 상황이다.
개체 수 조절만으로는 갈등을 해결하기 어렵다. 습지와 이동 통로를 보전하고 도로의 야생동물 통로와 유도 울타리를 정비하며 농경지에 비살상 피해 예방 시설을 갖추는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