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기

큰빌비는 주머니고양이목 긴귀반디쿠트과에 속한다. 머리와 몸길이는 약 29~55cm, 꼬리는 20~29cm이고 몸무게는 암컷 약 0.8~1.1kg, 수컷 약 1~2.5kg으로 차이가 크다. 긴 귀와 뾰족한 주둥이, 청회색의 부드러운 털, 끝부분이 흰 두 빛깔 꼬리가 특징이다.

밤에 굴에서 나와 씨앗과 구근, 곤충과 흰개미를 찾아 땅을 판다. 한 개체가 만든 수많은 구덩이는 물과 유기물을 모아 씨앗의 발아를 돕는 까닭에 생태계 공학자로 불린다. 현재 야생 개체의 상당수는 원주민 공동체가 관리하는 땅에 살며, 여우·들고양이 통제와 전통적 불 관리가 보전의 핵심이다.

생김새

큰빌비는 암수의 몸집 차이가 뚜렷하다. 머리와 몸길이는 약 29~55cm이며 암컷은 대체로 0.8~1.1kg, 큰 수컷은 2.5kg 안팎에 이를 수 있다. 매우 긴 귀는 작은 소리를 모으고 열을 내보내며, 뾰족한 주둥이와 발달한 후각은 밤에 땅속 먹이를 찾는 데 알맞다.

등은 부드러운 청회색 털로 덮이고 배는 희다. 꼬리는 밑부분이 회색, 가운데가 검고 긴 끝부분은 흰색이어서 움직일 때 눈에 잘 띈다. 앞발의 가운데 세 발가락에는 크고 굽은 발톱이 있어 단단한 흙도 빠르게 파며, 뒷발은 길어 위급할 때 뛰어 달아나는 데 도움을 준다.

분포와 서식지

과거에는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약 4분의 3에 이르는 건조·반건조 지역에 분포했지만 오늘날에는 옛 범위의 약 20% 정도에 불연속적으로 남아 있다. 주요 야생 개체군은 서오스트레일리아와 노던준주의 사막, 퀸즐랜드 남서부에 있으며 포식자 차단 보호구역과 섬에도 재도입되었다.

스피니펙스가 자라는 모래평원과 사구, 아카시아 관목지, 초원과 오래된 배수로 주변처럼 굴을 파기 좋은 토양을 이용한다. 불이 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의 새싹과 오래 타지 않은 곳의 씨앗·곤충을 번갈아 이용하므로 여러 연령의 식생이 이어진 땅이 중요하다. 한 개체는 생활권 안에 여러 굴을 만든다.

먹이와 생활

씨앗과 풀의 구근·뿌리, 열매, 버섯을 먹고 흰개미·개미·딱정벌레 유충·거미 같은 무척추동물도 잡는 잡식동물이다. 계절과 비에 따라 식물성 먹이와 동물성 먹이의 비중을 바꾸며, 먹이에서 대부분의 수분을 얻어 건조한 곳에서도 물을 거의 마시지 않고 지낼 수 있다.

해가 진 뒤 굴에서 나와 예민한 냄새와 청각으로 먹이를 찾고 앞발로 원뿔형 구덩이를 판다. 긴 혀로 곤충을 핥거나 씨앗과 구근을 꺼내 먹으며 밤새 여러 지점을 옮겨 다닌다. 낮에는 길이 수 미터에 이르는 나선형 굴 깊은 곳에서 쉬는데, 굴 안은 바깥보다 온도와 습도가 안정적이다.

굴과 생태적 역할

큰빌비의 굴은 입구가 여러 개인 단순한 구멍이 아니라 완만하게 회전하며 깊어지는 긴 통로다. 한 개체가 생활권에 십여 개의 굴을 파고 번갈아 사용해 산불과 폭염, 포식자의 추격을 피한다. 버려진 굴은 작은 포유류와 파충류, 새와 무척추동물에게 그늘지고 습한 피난처가 된다.

먹이를 찾으며 만든 수많은 작은 구덩이는 단단한 흙을 부수고 낙엽과 배설물, 물을 모은다. 그 결과 토양에 공기와 영양분이 섞이고 씨앗이 머물러 발아할 가능성이 커진다. 큰빌비가 사라진 곳에서는 이런 미세한 서식처도 줄어들므로, 개체 복원은 건조지 생태계의 토양 과정까지 되살리는 효과가 있다.

번식과 성장

환경이 좋으면 연중 번식할 수 있으며 임신 기간은 약 12~14일로 포유류 가운데 매우 짧다. 암컷은 보통 한두 마리, 때로는 세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육아주머니의 입구가 뒤쪽을 향해 있어 어미가 굴을 팔 때 흙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줄인다.

새끼는 약 75~80일 동안 주머니 안에서 젖을 먹고, 밖으로 나온 뒤에도 몇 주 동안 어미의 굴에 머물며 보호받는다. 어미는 굴에 새끼를 두고 밤마다 먹이를 찾은 뒤 돌아와 젖을 먹인다. 성장 속도가 빠른 암컷은 생후 약 5개월부터 번식할 수 있지만 야생에서는 포식과 가뭄으로 어린 개체의 생존이 쉽지 않다.

보전과 공존

큰빌비는 오스트레일리아 연방법상 취약종이다. 농경지와 목축지 개발, 토끼·가축·낙타가 일으키는 식생과 토양 변화, 거대한 산불, 도로와 광산 개발이 서식지를 줄이고 나눈다. 붉은여우와 들고양이의 포식은 특히 큰 위협이며, 개체군이 떨어져 있으면 유전적 교류도 감소한다.

포식자 통제와 울타리 보호구역, 재도입뿐 아니라 원주민 공동체가 이어 온 작은 규모의 계획적 불 관리가 중요하다. 큰빌비 굴과 발자국을 발견하면 입구를 밟거나 파헤치지 말고 야간 차량 운행을 줄여야 한다. 복원은 토지 소유자와 원주민 관리인, 연구자와 지역사회가 장기간 함께할 때 효과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