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기

누멧은 주머니고양이목 누멧과에 속하는 독립된 종이다. 머리와 몸길이는 약 20~25cm, 꼬리는 15~18cm이고 성체의 몸무게는 대체로 300~700g이다. 뾰족한 주둥이와 눈을 지나는 검은 줄, 엉덩이 쪽으로 선명해지는 4~11개의 흰 띠, 풍성한 꼬리가 특징이다.

하루에 많게는 약 2만 마리의 흰개미를 먹으며 먹이의 활동 시간에 맞추어 낮에 움직인다. 나무가 쓰러진 숲과 관목지에서 굴과 속이 빈 통나무를 은신처로 쓰고, 암컷은 젖꼭지를 덮는 완전한 육아주머니 없이 새끼를 기른다. 여우와 들고양이의 포식, 산불과 서식지 단절이 큰 위협이다.

생김새

누멧의 머리와 몸길이는 약 20~25cm이고 꼬리는 15~18cm이며, 수컷이 암컷보다 조금 무거워 최대 약 700g에 이른다. 몸은 가늘고 주둥이는 뾰족하며 입 안에는 작고 퇴화한 이빨이 많이 남아 있다. 네 발에는 굽은 발톱이 있어 흙과 썩은 나무를 헤치고 굴을 판다.

털은 머리와 어깨에서 붉은 갈색이나 회갈색을 띠고 등 뒤로 갈수록 짙어진다. 눈을 가로지르는 검은 줄과 그 아래의 흰 선이 얼굴을 또렷하게 만들며, 허리와 엉덩이에는 4~11개의 흰 가로띠가 놓인다. 길고 풍성한 꼬리는 달릴 때 균형을 잡고 잠잘 때 몸을 덮는 데 쓰인다.

분포와 서식지

유럽인의 정착 이전에는 오스트레일리아 남부와 중부의 넓은 건조·반건조 지대에 살았지만 현재의 자연 개체군은 서오스트레일리아 남서부의 드라이앤드라와 퍼럽 일대에 주로 남아 있다. 포식자 관리와 번식 프로그램을 통해 서호주와 남호주의 여러 보호구역에도 다시 도입되었다.

유칼립투스 숲과 아카시아 관목지, 풀과 쓰러진 나무가 섞인 열린 삼림을 이용한다. 흰개미가 충분하고, 밤과 추위를 피할 통나무 구멍이나 굴이 있으며, 불이 지나간 곳과 오래 타지 않은 곳이 모자이크처럼 이어진 환경이 알맞다. 큰 나무와 고사목을 제거하면 먹이터와 은신처가 함께 줄어든다.

먹이와 생활

먹이의 거의 전부는 흰개미이며 개미는 드물게 함께 먹는다. 앞발의 발톱으로 흰개미의 얕은 통로나 썩은 나무를 열고, 길이가 약 10cm에 이르는 가늘고 끈적한 혀를 넣어 일개미와 병정개미를 핥아 먹는다. 단단한 흰개미집을 부수기보다 흰개미가 지표 가까이 이동할 때를 노린다.

하루에 최대 약 1만5천~2만 마리의 흰개미가 필요해 넓은 범위를 천천히 수색한다. 겨울에는 흰개미가 따뜻한 낮에 얕은 곳으로 올라오므로 한낮에, 여름에는 더위를 피해 아침과 늦은 오후에 주로 먹이를 찾는다. 먹이에서 수분을 얻기 때문에 물을 직접 마시는 모습은 드물다.

낮 생활과 방어

누멧은 주로 혼자 생활하고 낮에 먹이를 찾은 뒤 밤에는 속 빈 통나무나 땅속 굴에서 쉰다. 성체는 일정한 생활권을 사용하며 냄새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땅 위에서는 머리를 들고 주변을 자주 살피며, 위험을 느끼면 꼬리를 세우고 빠르게 달려 가까운 구멍으로 숨는다.

몸집이 작아 여우와 들고양이, 맹금류와 큰 도마뱀의 먹이가 될 수 있다. 위협이 굴까지 따라오면 등을 굴 벽에 단단히 밀착시키고 날카로운 발톱으로 버틴다. 붉은 갈색 털과 흰 띠는 햇빛과 그림자가 섞인 낙엽·나뭇가지 사이에서 몸의 윤곽을 흐리는 위장 효과를 낸다.

번식과 성장

짝짓기는 대체로 12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에 이루어지고 임신은 약 2주로 짧다. 암컷은 보통 네 마리 안팎의 아주 작은 새끼를 낳는다. 완전한 육아주머니는 없으며, 새끼는 배의 긴 털과 부풀어 오른 피부 주름에 가려진 젖꼭지에 붙어 수개월 동안 성장한다.

새끼는 약 6개월이 되면 어미의 몸에서 떨어져 굴이나 속 빈 통나무에 머물고, 어미가 돌아와 젖을 먹인다. 이후 어미를 따라다니며 흰개미를 찾는 방법과 은신처를 익히고 약 9개월 무렵 젖을 뗀다. 어린 개체는 봄부터 흩어져 자신의 생활권을 찾으며 암컷은 이듬해 번식할 수 있다.

보전과 공존

누멧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된다. 서식지 개간과 고사목 제거로 피난처가 줄었고, 도입된 붉은여우와 들고양이의 포식이 역사적 감소의 핵심 원인이었다. 지나치게 크고 뜨거운 산불은 은신처와 먹이터를 한꺼번에 없애며, 작고 떨어진 개체군은 질병과 기후변화에도 취약하다.

여우·들고양이 관리, 포식자 차단 울타리, 인공 번식과 재도입, 불의 강도와 시기를 달리한 모자이크 관리가 회복에 쓰인다. 서식지에서는 쓰러진 통나무를 치우거나 굴을 들여다보지 말고 차량 속도를 낮춰야 한다. 발견 기록은 거리를 두고 사진과 위치만 남겨 현지 보전기관에 알리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