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기
이끼도롱뇽은 유미목 미주도롱뇽과 이끼도롱뇽속에 속하며, 이 속을 이루는 유일한 종이다. 2003년 대전 장태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2005년 신종으로 발표되기 전까지 미주도롱뇽과는 아메리카와 유럽에만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발견은 도롱뇽류의 대륙 간 진화사를 다시 살피게 한 중요한 기록이다.
계곡 물속이 아니라 서늘하고 습한 산비탈의 돌 밑과 바위틈에서 평생을 보낸다. 폐가 없는 대신 피부가 마르지 않아야 호흡할 수 있어 비가 오거나 습도가 높은 밤에 주로 지표로 나온다. 알은 물이 흐르지 않는 육상 틈에 낳으며, 새끼는 올챙이 같은 수생 유생기 없이 알 속에서 네 다리를 갖춘 뒤 부화한다.
생김새
성체의 주둥이부터 총배설강까지 길이는 수컷 약 37~45mm, 암컷 약 41~51mm이며 꼬리는 몸통과 비슷한 길이다. 머리는 납작하고 눈은 작게 돌출되며 몸 옆에는 갈비뼈 위치를 따라 14~15개의 홈이 보인다. 다리는 비교적 짧고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없어 육상 생활에 알맞다.
등 중앙에는 황갈색·적갈색·짙은 갈색 등 변화가 큰 넓은 띠가 이어지고, 몸 옆은 더 어두우며 작은 흰 점이 흩어진다. 배는 비교적 옅고 큰 흰 점이 나타난다. 피부에는 비늘이 없고 늘 촉촉해야 하며, 위험할 때 몸을 굽히거나 꼬리를 흔들고 피부 분비물로 포식자의 접근을 어렵게 한다.
분포와 서식지
세계적으로 한반도 남부에만 분포하는 고유종으로, 대전을 비롯해 충청·전라·경상·강원 남부의 여러 산지에서 확인되었다. 처음에는 석회암 지대에 한정된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후 화강암과 변성암 산지에서도 발견되었다. 집단 사이에는 오래된 지리적 분화가 남아 있어 각 산림 집단의 보전 가치가 크다.
주로 활엽수와 소나무가 섞인 숲의 서늘한 북사면, 계곡 가까운 너덜지대와 낙엽층을 이용한다. 작은 돌 아래와 바위틈, 썩은 나무 밑처럼 습도가 높고 온도 변화가 작은 미세서식지가 중요하다. 물에 들어가 번식하지는 않지만 피부호흡 때문에 토양 수분과 숲그늘에 강하게 의존한다.
먹이와 생활
작은 육상 무척추동물을 잡아먹는 포식자로, 톡토기와 진드기, 개미·딱정벌레의 작은 개체, 거미, 지렁이와 곤충 유충 등을 이용한다. 숲바닥의 낙엽과 돌틈을 천천히 탐색하다 가까이 온 먹이를 입으로 재빨리 붙잡는다. 몸집과 입 크기가 작아 먹이도 대체로 미세한 토양동물이다.
낙엽층의 작은 동물을 먹는 동시에 더 큰 거미와 지네, 뱀과 조류의 먹이가 되어 산림 토양 먹이망을 잇는다. 먹이 활동은 비가 내린 뒤나 습도가 높은 밤에 활발하고, 건조하거나 기온이 지나치게 높고 낮을 때에는 깊은 틈으로 숨는다. 피부의 수분을 보존하는 일이 활동 범위를 결정한다.
생활과 감각
대부분 돌 밑이나 바위틈에 숨어 지내므로 눈에 잘 띄지 않으며, 지표 활동은 야간과 흐리고 습한 날에 집중된다. 시각과 냄새, 피부로 느끼는 진동을 이용해 먹이와 은신처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폐없는도롱뇽류처럼 입안 바닥을 움직여 냄새 입자를 후각기관으로 보내는 행동도 중요하다.
폐가 전혀 없어 피부와 입안 점막을 통해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낸다. 이 방식은 작은 몸과 낮은 대사율에는 유리하지만 피부가 마르면 곧 호흡이 어려워진다. 낮에는 온도와 습도가 안정된 깊은 틈에 머물고, 이동할 때도 젖은 낙엽과 돌이 이어진 경로를 선택한다.
번식과 성장
암컷의 난소에서 확인된 알은 지름 약 3.7~4.8mm의 노란색 또는 주황색이며, 한 번에 약 8~10개를 만드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야생의 산란 장소와 구애 행동은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물이 고이지 않고 습도가 유지되는 바위틈이나 지하 공간에 알을 낳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 속 배아는 아가미로 헤엄치는 유생 단계를 거치지 않고 네 다리와 폐없는도롱뇽의 몸 형태를 갖춘다. 부화한 새끼는 곧바로 육상에서 작은 무척추동물을 먹으며 살아간다. 직접발생은 물웅덩이에 의존하지 않게 하지만, 알이 마르지 않는 안정된 습윤 틈과 이어진 산림 바닥이 번식 성공에 필수적이다.
보전과 공존
분포지가 여러 산지에 걸쳐 있지만 각 집단은 도로와 주택, 채석장과 산림 개발로 쉽게 고립될 수 있다. 계곡 정비와 낙엽 제거, 바위와 고사목의 이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은신처를 없앤다. 기후변화로 여름이 더 덥고 건조해지면 피부호흡과 알 발달에 필요한 습윤 미세환경도 줄어들 수 있다.
보전을 위해서는 개체만 옮기기보다 그늘진 숲과 낙엽층, 돌무더기와 고사목을 함께 지켜야 한다. 관찰하려고 돌을 뒤집었다면 원래 방향과 자리에 조심스럽게 돌려놓고 동물을 만지거나 다른 산으로 옮겨서는 안 된다. 정확한 발견 위치는 무분별하게 공개하지 않고 전문 조사기관에 제공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