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기
일본거미게는 십각목 물맞이게상과 일본거미게속에 속하며 현생 일본거미게속의 유일한 종이다. 몸통을 덮는 갑각보다 다리가 압도적으로 길어 거미처럼 보이지만, 다른 게와 마찬가지로 다섯 쌍의 다리와 단단한 외골격을 지닌 갑각류다.
해저를 천천히 걸으며 죽은 동물과 썩어 가는 유기물, 조류를 주로 먹고 때로 조개와 작은 무척추동물도 잡는다. 대부분 깊은 바다에서 생활하지만 번식기에는 성체가 비교적 얕은 연안으로 이동해 알과 유생의 발달에 알맞은 환경을 이용한다.
거대한 다리
성체의 갑각 길이는 약 37cm까지 자라고 큰 수컷은 집게다리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의 폭이 거의 4m에 이를 수 있다. 몸무게는 약 19kg까지 기록되며, 암컷은 수컷보다 집게다리가 짧지만 알을 품는 배 부분이 더 넓다.
갑각은 둥근 배 모양이고 앞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며 표면에는 작은 돌기와 가시가 있다. 몸과 다리는 붉은 주황색을 띠고 흰 반점이 흩어진다. 긴 다리는 큰 보폭으로 해저를 이동하게 하지만 관절을 잃거나 손상하기 쉬우며, 성체가 된 뒤에는 잃은 다리를 완전히 재생하기 어렵다.
일본의 깊은 바다
일본 혼슈 태평양 쪽을 중심으로 주변 해역에 분포하며, 모래와 진흙이 섞인 바닥과 바위가 있는 대륙붕·대륙사면에서 산다. 대체로 수심 약 50~300m에서 발견되고 평상시에는 150~300m의 비교적 깊은 곳을 많이 이용한다.
수온이 낮고 빛이 약한 해저를 걸어 다니며, 바닥의 굴곡과 바위는 몸을 숨기고 먹이를 찾을 장소를 제공한다. 봄철 번식기가 되면 일부 성체가 수심 약 50m 안팎의 얕은 바다로 이동했다가 산란이 끝난 뒤 다시 깊은 곳으로 돌아간다.
먹이와 해저 생활
죽거나 부패한 물고기와 무척추동물을 찾아 먹는 청소동물의 성격이 강하고, 해조류와 해저의 유기물도 이용한다. 기회가 생기면 조개를 벌려 먹거나 움직임이 느린 작은 무척추동물을 붙잡기도 한다.
헤엄치기보다 긴 다리로 해저를 천천히 걸으며 집게로 먹이를 집어 입으로 옮긴다. 냄새와 화학 신호를 감지해 시야가 어두운 바닥에서 먹이를 찾고, 어린 개체는 해면과 조류 같은 물질을 갑각에 붙여 자신의 윤곽과 냄새를 감추기도 한다.
탈피와 성장
다른 갑각류처럼 단단한 외골격을 벗는 탈피를 거쳐 성장한다. 탈피 직후에는 새 껍질이 부드럽고 다리와 몸을 충분히 펼치기 전까지 포식자와 충격에 특히 취약하므로 바위틈 같은 안전한 곳이 중요하다.
어린 개체는 탈피하면서 잃은 다리 일부를 다시 만들 수 있지만 나이가 들고 탈피 간격이 길어질수록 회복은 어려워진다. 수명이 50~100년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이 있으나 야생에서 개체의 나이를 정확히 재는 방법과 성장 속도에는 아직 불확실한 점이 많다.
번식과 유생
봄철에 비교적 얕은 바다로 이동해 짝짓기하며 수컷은 긴 집게다리로 암컷을 붙잡고 다른 수컷을 막는다. 수정된 암컷은 매우 많은 알을 배 아래의 부속지에 붙여 품고 물을 보내 산소를 공급한다.
알에서 나온 어린 개체는 성체와 같은 게 모양이 아니라 물속을 떠다니는 작은 유생이다. 여러 유생 단계를 거치며 플랑크톤을 먹고 성장한 뒤 바닥에 정착해 어린 게로 변한다. 대부분의 알과 유생은 포식과 환경 변화로 살아남지 못한다.
어업과 보전
일본거미게는 전 세계적인 IUCN 적색목록 평가가 아직 없으며 야생 개체 수와 장기 변화에 관한 자료도 충분하지 않다. 일본에서는 식용으로 어획되지만 일부 지역은 번식기 금어기와 어구 제한을 두어 산란하는 성체를 보호한다.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서는 산란 이동 시기와 유생이 자라는 얕은 바다를 보호하고 어획량과 크기, 혼획을 장기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수족관과 어업 현장에서는 긴 다리가 얽히거나 부러지지 않도록 다뤄야 하며, 해저 쓰레기와 버려진 어구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