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기
팔라스고양이는 식육목 고양이과 팔라스고양이속에 속하며 현생 팔라스고양이속의 유일한 종이다. 납작하고 넓은 얼굴, 머리 양옆의 낮고 둥근 귀, 작은 고양이류에서는 드문 둥근 동공이 특징이며, 몸빛과 무늬는 바위와 마른 풀 사이에서 뛰어난 위장이 된다.
피카와 들쥐류 같은 작은 포유류를 주로 노리는 매복 사냥꾼이다. 빠르게 달려 먹이를 오래 뒤쫓기보다 바위와 식생에 몸을 숨겨 가까이 접근하며, 자신보다 큰 포식자를 피하고 새끼를 기르기 위해 바위틈과 마멋 같은 동물이 만든 굴을 이용한다.
생김새와 구별
머리와 몸통 길이는 대체로 약 46~65cm이고 꼬리는 약 21~31cm, 몸무게는 약 2.5~4.5kg이다. 다리는 짧고 몸은 낮으며, 겨울털은 고양이류 가운데서도 매우 길고 촘촘해 강한 추위와 바람을 막아 준다.
털은 회색이나 황갈색 바탕에 희미한 검은 띠와 반점이 섞이고, 이마에는 작은 검은 점이 줄지어 나타난다. 귀가 머리 위로 솟지 않고 양옆에 낮게 붙어 있어 바위 너머를 살필 때 몸을 덜 드러낼 수 있다. 굵은 꼬리에는 여러 개의 검은 고리와 검은 끝부분이 보인다.
중앙아시아의 서식지
이란과 코카서스 동부에서 중앙아시아와 몽골, 중국 북부를 거쳐 티베트고원과 히말라야 일부까지 넓지만 끊어진 형태로 분포한다. 건조한 초원과 산악 스텝, 관목지처럼 나무가 드물고 바위와 굴이 많은 환경을 주로 이용한다.
눈이 지나치게 깊고 오래 쌓이는 곳은 사냥과 이동에 불리하다. 반대로 바위틈과 절벽, 설치류의 굴이 풍부한 곳은 낮 동안 숨고 혹한을 피하며 새끼를 낳을 은신처를 제공한다. 지역에 따라 해발 5,000m가 넘는 고지에서도 확인된다.
먹이와 사냥
피카와 저빌, 햄스터, 들쥐류 같은 작은 포유류가 먹이의 중심을 이루며, 작은 새와 도마뱀, 곤충도 잡는다. 먹이 종류는 지역과 계절에 따라 달라지고, 설치류 개체 수가 크게 변하면 팔라스고양이의 번식 성공과 생존도 영향을 받는다.
짧은 다리로 먹이를 오래 추격하기보다 굴 입구에서 기다리거나 바위와 낮은 식생을 이용해 몰래 다가간 뒤 짧게 덮친다. 어스름과 밤에 활발하지만 먹이와 기온에 따라 낮에도 움직이며, 넓은 얼굴과 낮은 귀를 숨긴 채 머리만 내밀어 주변을 살핀다.
단독 생활과 은신
번식기를 제외하면 대체로 혼자 지내며 냄새와 배설물로 넓은 생활권의 이동로를 표시한다. 다른 팔라스고양이와 자주 마주치기보다 암컷과 수컷의 생활권이 일부 겹치는 방식으로 살아간다.
낮에는 바위틈이나 작은 동물이 버린 굴에서 쉬고 위험이 닥치면 은신처로 재빨리 몸을 숨긴다. 늑대와 여우, 맹금류 같은 포식자에게 잡힐 수 있어 탁 트인 땅을 오래 달리기보다 위장과 엄폐물에 의존한다.
번식과 성장
겨울 끝 무렵 짝짓기가 이루어지고 임신 기간은 약 9~11주다. 암컷은 봄에 바위굴이나 오래된 동물 굴에서 보통 2~6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먹이가 풍부한 해에는 더 많은 새끼가 태어나기도 한다.
새끼는 눈을 감은 채 태어나 어미의 젖을 먹고 굴 안에서 자란다. 몇 달 동안 어미를 따라다니며 사냥과 은신처 이용을 배우고, 첫해 안에 독립해 새로운 생활권을 찾는다. 번식기가 짧아 어린 개체는 다음 겨울이 오기 전에 빠르게 성장해야 한다.
보전과 공존
팔라스고양이는 2020년 IUCN 적색목록에서 관심대상으로 평가되었지만 개체 밀도가 낮고 분포가 잘게 나뉘며 성숙 개체 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설치류 구제에 따른 먹이 감소와 독극물의 2차 중독, 목축과 개발에 따른 서식지 변화, 덫과 불법 사냥, 방목견이 주요 위협이다.
초원과 바위지대의 연결성을 지키고 설치류를 무차별적으로 독살하지 않는 관리가 필요하다. 덫과 불법 거래를 줄이고 방목견이 야생동물을 쫓지 않도록 해야 하며, 야생 개체나 새끼 굴을 발견했을 때는 가까이 다가가거나 위치를 널리 공개하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