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기

바다장어라는 말은 여러 바닷장어류를 넓게 가리키기도 하지만, 이 글에서는 횟감과 구이 재료로 흔히 알려진 붕장어 Conger myriaster를 다룬다. 갯장어와 먹장어, 민물에서 자라는 뱀장어는 서로 다른 분류군이다.

성체는 해저 가까이에서 살지만 어린 시기에는 잎처럼 납작하고 투명한 렙토세팔루스 유생으로 바닷물 속을 떠다닌다. 형태와 생활 장소가 크게 달라지는 성장 과정은 연안 어류가 넓은 바다와 해저 서식지를 연결하는 한 방식이다.

생김새와 구별

몸은 원통형으로 길고 뒤로 갈수록 옆으로 납작해지며 큰 개체는 1m를 넘을 수 있다. 피부는 회갈색이고 배 쪽은 희며, 비늘이 없어 겉으로 매끈해 보인다. 입은 크고 위턱이 아래턱보다 조금 앞으로 나온다.

가슴지느러미 뒤에서 시작한 등지느러미가 꼬리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에 이어져 몸 뒤쪽을 하나의 긴 지느러미가 두른다. 옆줄을 따라 흰 점이 줄지어 보여 영어로 흰점붕장어라 불리며, 수염 같은 촉수가 있는 먹장어나 뾰족한 이빨이 두드러지는 갯장어와 구별된다.

분포와 해저 서식지

한반도와 일본, 중국 연안을 포함한 북서태평양에 분포한다. 얕은 연안에서 대륙붕의 더 깊은 곳까지 모래나 진흙이 섞인 바닥, 암초와 인공 구조물 주변을 이용한다.

낮에는 굴이나 바위틈에 머리만 내놓고 쉬는 경우가 많고 해가 진 뒤 바닥 가까이로 나와 활동한다. 부드러운 몸은 좁은 틈을 통과하기에 알맞고, 점액이 덮인 피부는 바닥과 마찰할 때 몸을 보호한다.

사냥과 먹이

작은 물고기와 새우, 게, 갯가재 같은 갑각류, 문어와 오징어류를 먹는 육식동물이다. 해저를 따라 움직이며 냄새와 물의 진동을 추적하고, 먹이에 가까이 접근하면 큰 입과 날카로운 이빨로 붙잡는다.

주로 밤에 사냥하기 때문에 시각뿐 아니라 발달한 후각과 옆줄 감각이 중요하다. 어린 개체는 작은 갑각류와 저서동물을 이용하고, 몸집이 커지면서 잡을 수 있는 먹이의 크기와 범위가 넓어진다.

밤의 은신 생활

붕장어는 대체로 해저 가까이에서 단독으로 생활하며 낮의 은신처와 밤의 먹이터 사이를 오간다. 몸 전체를 노출하기보다 틈 속에서 머리만 내밀고 주변을 살피는 행동은 포식자를 피하고 에너지를 아끼는 데 유리하다.

해저의 굴과 틈은 휴식 장소일 뿐 아니라 다른 작은 생물에게도 복잡한 미세서식지를 제공한다. 붕장어가 포식자로서 물고기와 갑각류를 먹고 더 큰 물고기와 해양 포유류의 먹이가 되는 과정은 바닥 먹이망과 물기둥의 먹이망을 잇는다.

유생과 성장

성숙한 개체는 연안에서 떨어진 바다로 이동해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산란 장소와 이동 경로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수정란에서 나온 유생은 성체와 전혀 다른 투명하고 납작한 렙토세팔루스 형태다.

렙토세팔루스 유생은 해류를 타고 이동하며 몸속에 젤라틴질의 투명한 조직이 발달해 있다. 성장한 유생은 몸이 둥글고 길어지는 변태를 거쳐 어린 붕장어가 되어 해저 생활을 시작하고, 여러 해 동안 자라 성체가 된다.

어업과 보전

붕장어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중요한 수산자원이다. 통발과 주낙, 저층어구로 잡히며, 어획량은 수온과 해류, 유생의 유입량과 어업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산란 이동과 유생 분산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므로 장기적인 자원 조사와 체장별 어획 기록이 중요하다. 어린 개체와 산란 가능한 큰 개체를 함께 과도하게 잡지 않도록 지역별 어구와 조업 시기를 관리하고, 해저 오염과 폐어구를 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