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기
날치라는 이름은 날치과의 여러 종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한국에서 날치로 불리는 Cheilopogon agoo를 다룬다. 새처럼 날개를 퍼덕여 비행하는 것이 아니라, 물속에서 얻은 속도와 넓은 지느러미가 만드는 양력을 이용해 공중을 미끄러지듯 이동한다.
공기와 물을 잇는 활공은 다랑어와 만새, 고등어류 같은 포식자로부터 달아나는 행동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날치는 바닷새와 대형 어류의 먹이가 되며, 알과 성체는 연안 어업에서도 이용된다.
생김새와 구별
몸은 길고 유선형이며 최대 표준체장은 약 35cm다. 등 쪽은 푸른빛이 도는 어두운색이고 배 쪽은 은백색을 띠어, 위와 아래에서 바라볼 때 바다 배경과 섞이는 역음영을 이룬다.
가슴지느러미가 매우 길고 배지느러미도 크게 발달한 네날개형 날치다. 꼬리지느러미의 아래쪽 갈래가 위쪽보다 길어, 몸이 물 밖으로 나온 뒤에도 아래 갈래로 수면을 빠르게 쳐 속도를 더할 수 있다.
분포와 서식지
한국 남부와 제주도 주변, 일본과 중국 연안에 이르는 서북태평양에 분포한다. 먼 심해의 바닥이 아니라 대륙붕과 섬 주변의 따뜻한 표층을 주로 이용하는 연안성 표영어류다.
계절에 따라 수온과 먹이를 따라 이동하며, 한국과 일본 주변에서는 주로 늦봄부터 여름 사이에 무리가 나타난다. 산란기에는 연안으로 접근하고, 수면 가까이에서 작은 플랑크톤을 찾거나 포식자를 피해 집단으로 움직인다.
활공
날치는 물속에서 몸과 꼬리를 빠르게 흔들어 가속한 뒤 비스듬히 수면을 뚫고 나온다. 공중에 오르면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를 펼쳐 양력을 얻지만, 새처럼 지느러미를 능동적으로 퍼덕이지는 않는다.
속도가 떨어질 때 꼬리지느러미의 긴 아래쪽 갈래만 물에 담가 수면을 치면 다시 추진력을 얻어 활공을 연장할 수 있다. 낮게 나는 동안에는 수면 가까이에서 생기는 지면효과도 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며, 방향과 거리는 바람과 파도에 따라 달라진다.
먹이와 천적
표층을 떠다니는 요각류와 작은 갑각류, 어류의 알과 유생을 비롯한 플랑크톤성 먹이를 이용한다. 무리를 이루어 먹이가 모인 수역을 이동하며, 먹이망에서 작은 플랑크톤과 대형 포식자를 연결한다.
다랑어와 만새, 방어류 같은 빠른 물고기와 오징어, 바닷새가 주요 포식자다. 활공은 물속의 추격에서 잠시 벗어나게 하지만 공중에서는 바닷새에게 노출될 수 있어, 물과 공기 어느 쪽에서도 완전히 안전한 것은 아니다.
번식과 성장
초여름 산란기에 성숙한 개체들이 연안에 무리를 이루어 모인다. 암컷이 낳은 알에는 가느다란 실 모양의 돌기가 있어 해조류와 떠다니는 물체, 어구 같은 표면에 서로 얽혀 붙는다.
부화한 어린 물고기는 수면 가까운 곳에서 플랑크톤을 먹으며 자라고, 성장하면서 지느러미와 꼬리의 비율이 활공에 알맞게 발달한다. 어린 개체도 포식자의 공격을 피할 때 수면 밖으로 뛰어오르며 점차 성체의 활공 능력을 갖춘다.
어업과 관찰
날치는 식용으로 잡히며 살은 구이와 국물 재료 등에 이용되고 알도 식재료로 쓰인다. 산란 무리가 연안에 모이는 시기에는 자망을 비롯한 어구로 집중적으로 어획될 수 있으므로, 지역별 자원량과 산란 시기를 함께 살피는 관리가 필요하다.
배 위에서 관찰할 때는 날치 떼를 일부러 추격하거나 진로를 막지 않는 것이 좋다. 밤에는 선박의 불빛에 이끌리거나 놀라 갑판으로 튀어 오를 수 있으므로, 빠르게 날아드는 개체와 미끄러운 갑판에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