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기

향유고래는 고래목 향유고래과 향유고래속에 속하며, 향유고래속에 현존하는 유일한 종이다. 큰 수컷은 길이 약 16m, 몸무게 약 45t에 이르지만 암컷은 보통 약 12m로 훨씬 작다. 머리 위 왼쪽에 치우친 하나의 숨구멍 때문에 수면에서 내뿜는 숨은 앞쪽 왼편으로 비스듬히 솟는다.

전 세계의 깊은 바다에 살며 먹이를 찾아 1,000m가 넘는 수심까지 자주 내려간다. 머릿속의 경랍기관과 복잡한 공기 통로에서 만든 클릭음을 앞쪽으로 집중시키고, 되돌아오는 메아리로 어두운 물속의 먹이를 찾는다. 암컷과 어린 개체는 따뜻한 해역에서 친족 무리를 이루고 성숙한 수컷은 고위도까지 넓게 이동한다.

생김새

향유고래는 성별에 따른 몸집 차이가 매우 크다. 성숙한 수컷은 보통 길이 약 16m, 몸무게 약 45t에 이르며 큰 개체는 18m를 넘기도 한다. 암컷은 대체로 길이 약 12m, 몸무게 약 15t이다. 몸은 짙은 회색이나 갈색을 띠고 머리 뒤쪽 피부에는 물결처럼 거친 주름이 잡힌다.

거대한 사각형 머리는 전체 몸길이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내부에는 기름과 왁스 성분이 든 경랍기관이 있다. 가늘고 긴 아래턱에는 20~26쌍가량의 굵은 원뿔형 이빨이 나고, 위턱에는 이빨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숨구멍은 머리 왼쪽에 하나만 있으며 등지느러미 대신 낮은 혹과 여러 돌기가 이어진다.

분포와 서식지

향유고래는 적도 부근부터 북극과 남극의 유빙 가장자리까지 세계 모든 대양에 분포한다. 주로 대륙붕 바깥의 수심 깊은 해역과 해저 경사가 급한 대륙사면, 해저 협곡 주변에서 발견된다. 이곳에서는 심층의 찬물이 솟아오르며 오징어와 심해어가 모여 넓은 바다에서도 좋은 먹이터가 형성된다.

분포는 성별과 나이에 따라 뚜렷하게 달라진다. 암컷과 새끼, 어린 수컷은 대체로 수온이 높은 열대와 아열대 바다에 머물며 안정된 사회 집단을 유지한다. 수컷은 성장하면서 가족 무리를 떠나 점차 높은 위도로 이동하고, 큰 성체는 극지 가까운 풍부한 먹이터를 이용하다 번식을 위해 따뜻한 해역으로 돌아온다.

먹이와 잠수

주요 먹이는 중층과 심해의 오징어이며 문어와 가오리, 여러 심해어도 먹는다. 대왕오징어도 먹이 가운데 하나이지만 식단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이빨로 씹기보다 먹이를 붙잡아 통째로 삼키며, 깊은 바다의 동물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대형 포식자다.

사냥할 때 수심 1,000m 아래로 자주 잠수하고 2,000m가 넘는 곳까지 내려간 기록도 있다. 한 번의 잠수는 흔히 30~60분 이어지며, 수면에 돌아오면 여러 차례 숨을 쉬어 산소를 보충한다. 혈액과 근육에 산소를 많이 저장하고 심박수를 낮추며, 흉곽이 수압에 맞추어 눌리는 구조로 깊은 수심을 견딘다.

생활과 감각

향유고래는 머릿속에서 매우 강하고 짧은 클릭음을 연속으로 낸다. 경랍기관과 공기주머니에서 만들어진 소리는 앞쪽으로 모여 나가고, 먹이와 지형에서 돌아온 메아리는 아래턱을 거쳐 귀로 전달된다. 먹이에 다가가면 클릭 간격을 빠르게 줄여 빛이 없는 심해에서도 위치와 거리를 파악한다.

암컷과 새끼는 여러 해 유지되는 모계 중심의 무리를 이루어 함께 이동하고 새끼를 돌본다. 일정한 리듬의 클릭 묶음인 코다로 서로를 알아보고 관계를 다지며, 집단마다 다른 무늬는 학습을 통해 전해지는 음향 문화로 여겨진다. 수컷은 성장하면서 무리를 떠나 홀로 지내거나 느슨한 수컷 집단에 든다.

번식과 성장

암컷은 대체로 8~11세에 성적으로 성숙하지만 임신과 수유가 길어 출산 간격도 길다. 임신은 약 14~16개월 지속되고 따뜻한 바다에서 보통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갓 태어난 새끼는 길이가 약 4m이며, 깊이 잠수할 능력이 부족해 무리의 보호를 받으며 수면 가까이에서 생활한다.

새끼는 적어도 약 2년간 젖을 먹고 그 뒤에도 오랫동안 어미의 사회 집단에 머문다. 다른 암컷이 새끼를 지키거나 젖을 먹이는 공동 돌봄도 관찰된다. 어린 개체는 가족을 따라 잠수와 먹이 탐색, 코다 사용을 배운다. 암컷은 친족 무리에 남는 일이 많지만 수컷은 청소년기에 떠난다.

보전과 공존

향유고래는 18세기 후반부터 20세기까지 경랍과 기름을 얻기 위한 상업 포경의 주요 대상이 되어 크게 줄었다. 국제적 포경 금지 뒤 회복 중이지만 번식이 느려 감소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오늘날에는 어구 얽힘과 선박 충돌, 해양 쓰레기 섭취와 화학 오염이 생존을 위협한다.

음파탐지기와 자원 탐사용 공기총, 잦은 선박 소음은 소리에 의존하는 향유고래의 사냥과 의사소통을 방해할 수 있다. 주요 이동로와 먹이터에서는 선박 속도와 강한 수중 소음을 관리하고 유실 어구를 회수해야 한다. 좌초하거나 얽힌 고래를 발견하면 직접 풀지 말고 해양동물 구조기관에 알려야 한다.